은하 사이 숨겨진 다리인 암흑물질 예측에 결정적 단서 포착
[더리포트=김진수기자] 한국천문연구원이 우리은하 주변의 외부 은하 정보에 인공지능을 적용해 기존 연구 대비 3배 이상 정밀한 우리은하 주변 암흑물질 분포 지도를 공개했다.
암흑물질이란 질량이 있어 중력을 통해 우주에 존재한다고 간접적으로 추정되는 물질이다. 암흑물질은 빛을 내거나 반사하지 않아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암흑물질은 우주를 구성하는 에너지의 약 26%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천문연 홍성욱 박사가 주도한 국제 공동 연구진은 약 1,900개의 외부 은하 정보에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적용해 우리은하로부터 1억 광년 내에 펼쳐져 있는 암흑물질의 밀도 분포를 예측했다. 이번 결과를 통해 약 3백만 광년의 해상도를 가진 우리은하 주변 우주 거대 구조(large-scale structure of the universe)의 상세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우선 인공지능 모형을 학습시키기 위해 ‘일러스트리스-TNG (Illustris-TNG)’라는 대규모 우주 거대 구조를 모사한 시뮬레이션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학습한 암흑물질 예측 모형은 은하 간 실가닥(filament) 구조를 매우 자세하게 재구성했다. 특히 은하의 위치와 공간 속도를 동시에 입력했을 때 기존 시뮬레이션과 비슷한 매우 높은 수준의 암흑물질 분포를 예측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학습된 암흑물질 예측 모형의 성능 확인을 위해 실제 우리은하 주변 1억 광년 내에 존재하는 은하 정보를 적용한 결과 우리은하가 포함된 국부 은하군과 처녀자리 은하단 등 기존에 알려진 은하 집단과 은하들을 연결하는 실가닥 구조가 잘 재현됨을 확인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암흑물질의 분포를 밝히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은하와 은하를 연결하는 우주망(cosmic web)이 대부분 암흑물질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암흑물질의 분포는 우주에 존재하는 각각의 은하가 과거에 어떻게 형성됐는지 또한 미래에 어떻게 진화할지를 알 수 있는 우주 팽창 모형의 기본 뼈대가 된다.
특히 과거 우주망 지도를 구현하고자 시도한 연구들은 초기 우주 모형에 대한 가설을 수립하고 수십억 년 동안 우주의 진화를 모사해야 하는데 이는 방대한 계산과 전산 자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우리은하 주변 암흑물질 분포까지 상세하게 볼 수는 없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존과 다른 완전히 새로운 접근 방식인 딥러닝 기술을 통해 다양한 은하 정보의 확률적 통계 모형을 구축함으로써 암흑물질 분포 예측을 매우 효율적으로 재현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천문연 이론천문센터의 홍성욱 박사는 “차세대 첨단 천문관측 장비들이 가동되면 이제껏 발견되지 못한 새로운 은하들이 지속적으로 은하 목록에 추가될 것이며, 이를 통해 암흑물질 예측 모형의 신뢰성이 더욱 향상될 수 있다”며“이번에 활용된 딥러닝 기술을 통해 향후 우리은하 주변뿐 아니라 더 확장된 우주 거대 구조에 대한 상세 지도를 얻는다면 이는 궁극적으로 현대 천문학의 난제인 암흑물질의 정체를 밝힐 결정적 단서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천체물리학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 5월 26일자에 게재됐다.
인공지능이 우리은하 주변 암흑물질 지도를 그리다 - 더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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