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스테이션5(이하 PS5)나 엑스박스 시리즈 X 등 현세대 콘솔 게임기의 특징 하나를 꼽으라면 느린 HDD를 버리고 빠른 속도의 SSD를 적용한 것을 꼽을 수 있겠다. 특히, 소니는 PS5의 주요 마케팅 포인트 중 하나로 많은 공을 들인 SSD의 성능을 삼았다.
물론 기기의 출시 전에는 엑스박스 시리즈 X 대비 기기 성능이 부족한 PS5가 자랑할 수 있는 것이 SSD뿐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야만 했다. SSD가 로딩 속도는 줄여줄 수 있어도 우리가 지금까지 즐겨온 게임 플레이를 바꿀 수 있을 정도로 인상적이지 않다는 이야기다.
이런 상황에서 인썸니악이 개발한 PS5용 신작 '라쳇 앤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의 트레일러 영상이 나왔다. 트레일러에서는 다양한 시공간을 로딩 없이 넘나들며 펼치는 모험이 소개됐다. 이는 SSD가 게임 플레이도 바꾸기에 충분하다는 모습을 보여줬다. 여기에 게임은 신규 캐릭터로 매력적인 비주얼을 자랑하는 여성형 캐릭터 '리벳'까지 더했다. 게이머들의 기대를 모으기에 부족하지 않은 모습이다.
오는 11일 출시되는 '라쳇 앤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가 게이머들의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게임을 미리 만나봤다. 해당 리뷰에 사용한 스크린샷은 모두 '품질' 버전에서 촬영한 것이며, 리뷰용 버전이기 때문에 정식 출시 버전과는 일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PS5로 등장한 '라쳇 앤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는 PS5의 다양한 기능을 십분 활용해 재미를 선사한다.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완성한 3인칭 액션 어드벤처 게임의 재미는 크게 흠잡을 데 없이 완성도가 높다. 전투와 탐험 그리고 퍼즐까지 골고루 잘 준비했다.
플레이하는 맵에 메인 퀘스트 외에도 선택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서브 퀘스트 등이 있고, 방어구 아이템을 찾으면 착용은 물론 능력치 보강도 가능하다. 여기에 황금 볼트, 스파이 봇, 롭 등의 수집 요소를 더해 게임을 꼼꼼하게 즐기면 게임의 이야기를 더 자세히 알 수 있도록 했다. 황금 볼트의 경우에는 화면 렌더링 방식까지 바꿀 수 있는 특전도 제공한다.
전체적인 플레이 타임은 전작과 크게 차이 없다. 1회차 플레이 완료에 12\~15시간 정도가 걸린다. 2회차 플레이 시에는 무기를 더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챌린지 모드를 통해 더 다양한 재미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게임을 정말 알차게 준비한 모습이다.
이번 '라쳇 앤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에서 핵심 테마는 차원이다. 게임은 '디멘션네이터'라는 차원을 넘나들 수 있는 장치 때문에 차원 균열이 발생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차원을 넘나들며 이야기가 펼쳐치고 이를 표현하는 과정에서 PS5의 SSD가 큰 역할을 한다.
게임 초반만 해도 균열이 먼 거리를 이동하는 장치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보여 실망한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차원 포켓을 오가고, 맵에 마련된 '블리전'이라는 특수한 크리스탈을 가격해 차원을 변경할 수 있게 되면서 차원 이동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었다.
차원 포켓은 현재 캐릭터가 존재한 차원과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입장하는 순간 세계의 배경 그래픽 등이 바뀌고 방어구를 획득할 수 있는 일종의 미니 게임 스테이지다. 일반적인 게임이라면 입장을 위한 버튼을 따로 마련하고 로딩을 거치겠지만 '라쳇 앤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에는 포켓을 여는 버튼을 누르고 같은 맵에서 이동하듯이 들어가면 된다. 로딩을 느낄 새도 없이 눈앞에 다른 차원이 펼쳐진다.
또 가격하는 순간 차원이 변화하는 크리스탈 '블리전'을 통해서는 두 차원에 걸친 플레이 경험을 선사한다. A라는 차원에서 게임을 진행하다가 막히면 B라는 차원으로 이동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식으로 준비했다. 기존에도 두 차원을 오가는 플레이 경험을 선사한 게임은 있었으나 이처럼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형태의 게임을 보기 힘들었다.
과거 '타이탄폴2'에서는 연출을 통해 시공간을 넘나들며 플레이하는 경험을 선사한 바 있다. 엑스박스 진영에서 지난 1월 출시한 공포 형태의 게임 '더 미디엄'은 한 화면에 현실 세계와 영적인 세계를 동시에 보여줬으며, 거울을 통해 양쪽 세계를 넘나들 수 있도록 했었다. '라쳇 앤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는 연출 등의 방식도 아니고, 더 거대한 규모의 공간이 순식간에 변화한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플레이스테이션5에 최적화한 게임인 만큼 그래픽도 상당하다. 고품질의 3D 애니메이션을 실시간으로 플레이하는 느낌이다. 여기에 행성마다 다른 매력과 특징이 있고 이를 살펴보는 재미도 있다. 후반부에 가면 힘이 빠지기 마련이건만 플레이하는 내내 시각적인 완성도와 평균이 상당히 높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캐릭터의 털 표현이나 근접 공격 시 캐릭터의 표정이 변화하는 것까지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디테일도 살렸다. 또 무기의 폭발이나 흩날리는 잔해 등 다양한 요소들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플레이스테이션4로 시리즈의 새 출발을 알리고자 했던 전작과 비교해봐도 상당한 발전을 이뤄냈음을 알 수 있다.
그래픽은 품질 모드와 성능 RT(레이트레이싱) 모드, 성능 모드 3가지를 제공한다. 품질 모드는 가장 뛰어난 그래픽을 보여주는 모드로, 빛을 추적해 더 실제와 같이 보이게 만드는 레이트레이싱, 향상된 조명, 추가 시각 효과, 향상된 화면 밀도 등으로 무장했다. 4K 해상도에 영상을 초당 30프레임으로 제공한다.
성능 RT모드는 레이트레이싱을 포함해 초당 60프레임으로 품질 모드 보다는 낮은 해상도로 동작한다. 성능 모드는 향상된 품질을 제공하기 위해 레이트레이싱을 제거하고 초당 60프레임으로 동작하는 모드다.
세 가지 모드를 모두 체험해본 결과 성능 RT 모드를 게이머들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다. 게임이 실사 형태 그래픽도 아니고 다양한 무기를 활용해 정신없이 플레이하는 특성상 초당 60프레임으로 동작하는 부드러움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다.
게임과 PS5의 컨트롤러인 듀얼센스의 조합도 상당하다. 컷신 등에서 보이는 움직임에 듀얼센스가 알맞게 반응하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고, 게임 내에 마련된 16종 이상의 무기와도 찰떡궁합을 보여준다. 트리거를 얼마나 세게 누르느냐에 따라서 게임 내 무기의 동작 방식이 다르다.
예를 들면 트리거를 살짝 눌렀을 때는 총알을 1발씩 발사하다가 힘을 더 줘서 깊게 누르면 3발씩 발사한다. 샷건 형태의 무기나 저격 총 형태의 무기 등 다양한 무기에 따라 트리거의 저항력도 바뀐다. 총기를 활용하는 재미가 상당하다. 재화인 '래리타니움'을 모아 총기의 업그레이드도 가능하다. 특정 업그레이드를 진행하면 부가 기능이 생겨 총기를 활용하는 재미가 더 살아난다.
다양한 무기는 보스 캐릭터를 포함해 거의 모든 적에게 사용 가능하다. 보스 캐릭터도 일반 몬스터와 마찬가지로 얼릴 수 있고 정원화 시켜 멈추게 만들 수 있다. 보스라고 무기 사용에 제한 있는 것이 아니다.
여기에 이번 작품에서는 새로운 캐릭터 '리벳'도 등장한다. 어쩌면 핵심일 수도 있다. 게임의 진행상 스포일러가 될 수가 있어 자세히 언급하지는 않지만, 이번 시리즈가 다른 차원으로 넘어간 이야기를 다루고 아무래도 '리벳'이 처음 등장했기 때문에 게임에서 원래 주인공인 '라쳇'보다 좀 더 강조되는 느낌이다.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대부분 '리벳'으로 플레이한다고 보면 된다. 이 정도면 게임 이름을 '라쳇 앤 클랭크'가 아니라 '리벳 앤 클랭크'로 바꿔야 할 정도다. 사실 '클랭크'의 자리도 온전하지는 못할 것 같지만 말이다. 플레이 분량은 각각 절반 정도로 맞춘 것 같은데 '라쳇'의 존재감이 상당히 부족하다.
다른 게임사라면 새로운 캐릭터니까 밀어준다고 생각하겠지만, 계속해서 PC(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와 관련해 논란이 있는 소니이기 때문에 불안한 부분이 있다. 부디 쓸데없는 걱정이었으면 한다.
이번 게임에서는 다른 차원에 있는 캐릭터들이 기존 차원 세계의 인물과 '라쳇'과 '리벳'처럼 1:1로 대응된다. 남성 캐릭터는 여성 캐릭터가 됐고 백인은 흑인이 됐다. 심지어 로봇도 성별이 바뀐다. 무기도 레밸을 올리면 펀가이가 펀걸로 이름이 바뀐다. 어느 날 갑자기 '리벳'이 골프채를 들고 '라쳇'의 머리통을 날리며 게임의 제목을 바꾸지 않길 바라본다.
'라쳇 앤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는 전체적으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지만, 일부 아쉬운 부분도 있다. 차원을 오가며 치르는 보스 전투가 상당히 매력적임에도 1번 정도 등장하는 것에 그친다. 특정 캐릭터를 지키는 미션 대신에 차원을 넘나드는 보스 전투를 더 넣어줬으면 어땠을까 싶다. 단순 보스 전투 페이즈 변환과는 다른 재미가 있다.
여기에 신규 캐릭터 '리벳'과 기존의 주인공 '라쳇'이 외모와 목소리 정도를 빼면 가진 차이점이 전무하다. 획득 무기나 성장치 등은 '라쳇'과 '리벳'이 모두 공유한다. 최근 게임을 보면 마리오와 루이지도 이것보다 차이가 있을 듯하다. 굳이 새로운 캐릭터까지 추가했어야 할 필요가 있었나 싶다. 또 주인공이 늘었음에도 플레이 타임이 전작에 비해 변화가 없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마지막으로 리뷰 버전의 문제로 보이기는 하나 리뷰를 위해 플레이하는 과정에서 8번 정도 게임이 강제 종료되며 튕겼다. 또 1회차 이후 진행할 수 있는 챌린지 모드에서는 첫 보스의 HP가 특정 포인트 이상 닳으면 다음 단계로 진행되지 않는 문제가 나오기도 했다. 정식 출시 버전에선 다 고쳐지길 바란다.
[리뷰] 라쳇 지못미, PS5 신작 '라쳇 앤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 - 게임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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