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폰이 세상에 나온 지 2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대중에게는 ‘먼 미래’로 여겨진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공상과학 영화에나 등장하듯 디스플레이를 접었다 펴서 화면이 커지는 모바일 기기는 현실로 받아들이기엔 이질감이 있었다. 하지만 갤럭시 Z 폴드3를 써보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이젠 미래가 일상으로 들어왔다는 느낌이다. 이젠 폴더블폰을 스마트폰의 한 축으로 여겨도 될 거 같다.
사실 Z폴드3는 전작인 Z폴드2에 비해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자동차로 치면 디자인이나 몇 가지만 변경한 ‘페이스 리프트’에 가깝다. 그런데도 사용상 체감은 달라졌다. Z폴드2를 쓸 때만 해도 ‘아직은’이라는 의문부호가 붙었다면, Z폴드3의 ‘이제는’이라는 긍정적인 수식어로 바뀌었다.
우선 화면을 열지 않고도 웬만한 작업은 다 할 수 있는 전면 디스플레이의 역할이 컸다. 폴더블폰은 한 번 펼쳐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게 해줘 진입장벽을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 Z폴드3 전면 디스플레이는 6.2형에 120HZ 고주사율이 적용돼 부드러운 화면 전환을 경험할 수 있었다. 화면 비율은 24.5대 9로 가로로 길쭉하다.
유튜브나 넷플릭스에서 영상을 보다가 좀 더 크게 보고 싶으면 화면을 펼치면 보던 영상이 메인 디스플레이에 자동으로 재생됐다. 이동 중이나 외부에서는 전면 디스플레이로, 집이나 고정된 장소에서는 메인 디스플레이로 원하는 작업을 할 수 있었다. 메인 디스플레이는 태블릿PC의 화면 구성이어서 시각적으로 쾌적했다. 필요에 따라 화면을 전환할 수 있다는 건 폴더블폰의 장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Z폴드3에는 폴더블폰 최초로 IPX8 등급의 방수 기능이 탑재됐다. 물에 닿는 게 자유로워졌다는 점에서 이전보다 마음 편하게 폰을 쓸 수 있게 됐다. 단 방진 기능은 없다. 먼지나 수증기 등에 오랜 시간 노출되면 기기에 영향을 줄 수도 있어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Z폴드3에서 S펜 사용이 가능해지면서 노트 마니아들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Z폴드3용 S펜은 내장형이 아니다. 처음에는 S펜을 따로 들고 다니면 불편할 거라고 부정적이었는데, 막상 써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Z폴드3용 S펜은 크기가 노트용 S펜보다 커서 필기하기에 더 편했다. Z폴드3 메인 디스플레이는 7.6형으로 공책에 필기하는 것만큼이나 여유로웠다. S펜이 디스플레이가 접히는 부분을 지나갈 때는 한 번 울렁거리는 느낌이 있지만 필기 인식은 잘 됐다. Z폴드3 화면을 펼치게 되는 상황은 주로 고정된 장소라는 점을 고려하면 별도로 S펜을 가지고 다니다가 쓰는 것도 납득이 되는 선택으로 보인다.
사용성이 개선됐다고 해도 폴더블폰에 대한 기본적인 우려는 있다. 접었다 펴는 특성상 내구성에 대한 걱정이다. 이 부분은 지난 2년의 시간이 증명해준다. Z폴드와 Z폴드2가 별다른 내구성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세 번째 모델인 Z폴드3의 내구성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Z폴드3는 ‘아머 알루미늄’이라는 소재를 프레임에 적용해 보다 슬림한 느낌을 주면서 내구성도 높였다.
이번에 처음 적용된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UDC)는 시도는 좋았지만 완성도는 더 높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UDC가 있는 부분은 모기장을 친 것처럼 픽셀이 눈에 보인다. UDC 카메라 부분을 쳐다보고 있으면 분명히 눈에 띄고 거슬린다. 하지만 화면 전체를 사용하면서 주변시로 보는 경우에는 잘 안 보이기도 한다. 사용자가 시각적으로 얼마나 예민하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아직은 의문부호 뗀 폴더블폰… 이젠 일상으로 들어왔다 - MS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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