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등장한 AMD 라이젠 7000 시리즈, 코드네임 라파엘은 DDR5 메모리와 PCIe 5.0, AM5 소켓, TSMC 5nm 미세 공정과 새로운 아키텍처로 거듭났다. 덕분에 전 세대에서는 부스트 클럭급의 베이스 클럭을 갖췄고, 부스트 클럭은 평균적으로 5GHz 중반대를 달성했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법. 고성능 달성을 위해 올인하면서 TDP는 105W서 최대 170W까지 껑충 뛰어올랐고, 그 여파로 인텔에 비해 여유있던 발열과 전력의 잇점을 포기해야 했다.
덕분에 일부 부족했던 성능을 채울 수 있었지만, 모든 PC 이용자들이 성능 지상주의자는 아니다.
기업이야 기술력 과시 및 경쟁 우위를 위해 성능 우선 모델을 먼저 내놓는 경향이 있지만, 이런 제품들은 일반 사용자들에게 딴나라 이야기에 가깝다.
당연히 기업들도 이런 소비 패턴을 아는 만큼 대다수의 합리적 소비자들을 위한 모델들을 내놓기 마련이다. 바로, AMD 라이젠 7000 시리즈 Non-X 시리즈 같은 제품 말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 전력 스펙, TDP 65W의 라이젠 7000 Non-X 시리즈
이번 기사의 주인공인 라이젠 9 7900을 포함, 라이젠 7000 Non-X 시리즈의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앞서 출시된 'X' 시리즈 대비 TDP가 최대 절반 이상 줄어든 65W 스펙이라는 점이다.
특히 라이젠 9 7900X/ 7950X의 TDP인 170W와 비교하면 105W나 줄어 약 40%에 불과한 만큼 발열과 전력 걱정을 덜 수 있다. 그만큼 쿨러와 PSU에 투입할 비용을 아낄 수 있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X 모델 중 라이젠 9 시리즈의 TDP는 170W, 최대 소켓 파워는 230W이며, 라이젠 7과 라이젠 5 모델은 TDP 105W에 최대 소켓 파워 142W인 반면, Non-X 모델은 65W TDP에 88W 최대 소켓 파워로 동작한다. 어느면으로 보나 Non-X 모델의 전력 요구치가 훨씬 합리적이다.
이번에 출시된 Non-X 모델들 중 최고 라인업 모델은 라이젠 9 7900으로, 전 세대와 같이 최상위 모델의 Non-X 모델은 없다. 최상위 모델에 Non-X 모델이 없는 것은 전 세대와 마찬가지로, 이번에 특이 사항으로는 라이젠 9 5900은 OEM 전용인데 반해 라이젠 7 7900은 DIY 시장에 대응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라이젠 7000 시리즈의 X 모델 중 대장인 라이젠 9 7950X, Non-X 시리즈 중 대장인 라이젠 9 7900의 성능을 비교해 본다.
낮아진 전력과 발열, 의미있는 PBO 성능 보완
AMD 공식 발표에서도 언급된 내용이지만, 라이젠 7000 시리즈 Non-X 모델은 'PBO'를 통해 가볍게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된다. 'X' 모델은 클럭을 무리하게 끌어 올리기 위해 과도하게 전력 세팅을 높였기에 PBO가 의미없었지만, Non-X 모델은 전력 스펙이 한참 하향 조정된 만큼 PBO를 통한 성능 향상을 노려볼 수 있는 것.
물론, 성능 향상폭은 시스템 구성과 프로그램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점은 염두해 두어야겠다.
실제로 Non-X 모델 중 최상위 모델인 라이젠 9 7900도 기본 세팅서 시네벤치 R23 멀티 코어 테스트시 한계 전력인 88W를 기록하면서도 온도가 약 52℃에 불과할 정도로 전력과 발열 안정성이 뛰어나다. 이에 라이젠 마스터를 이용해 간단히 PBO를 적용하고 다시 시네벤치 R23 멀티 코어 테스트를 진행하니, 전력은 약 160W ~ 170W를 소비하면서 온도는 약 89℃ 선 까지 온도가 높아진다.
온도가 한계치에 가깝게 높아진 것은 자동 오버클럭 특성상 전력이 조금 과하게 적용된 때문으로 추정되지만, PBO나 수동 오버클럭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없는 라이젠 9 7950X와 달리 Zen4' 아키텍처의 개선된 전력 효율 특성을 제대로 체험할 수 있게 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PBO를 적용하자 시네벤치 R23 스트레스 테스트 과정에서 CPU 클럭도 최대 약 700MHz까지 높아졌다. 성능 테스트 결과는 아래 따로 정리하겠지만, 덕분에 유의미한 성능 향상을 가져왔고, 온도가 한계치에 가까워졌지만 라이젠 9 7950X에 비해서는 어느 정도 여유가 있다.
앞서도 말했지만, 기본 상태에 비하면 PBO를 적용하면 전력과 발열이 높아지는 만큼 필요에 따라 적용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 AMD는 PBO에 의한 성능 향상을 주요 특징 중 하나로 내세우는 만큼, 이번 기사에서는 라이젠 9 7900 기본 상태의 성능과 PBO를 적용한 상태에서의 성능도 함께 살펴본다.
라이젠 7000 Non-X 보스, 라이젠 9 7900의 성능
라이젠 9 7900 성능 점검은 ASRock X670E Pro RS 디앤디컴 메인보드와 지스킬 DDR5 6000 CL36 FLARE X5 J 16GB*2 서린씨앤아이 메모리, 라데온 RX 7900 XT 레퍼런스 그래픽 카드, 윈도우 11 22H2 OS 환경에서 진행되었다.
라이젠 9 7950X에 쿨러가 번들되지 않는 관계로 두 CPU 모두 공평하게 일체형 3열 수랭 쿨러인 실버스톤 SST-PF360-ARGB STCOM의 쿨링팬과 펌프 속도를 모두 최대로 고정해 CPU를 식혀 주었다.
비교 대상인 두 CPU는 같은 아키텍처와 공정이 적용되었고, 클럭과 코어 수만 다른 만큼 대략적인 성능은 유추 가능하지만, 그래도 새로 등장한 만큼 간단히 확인해 보았다. Sandra 2021.12.31.115 버전에서 CPU 연산 성능과 멀티 미디아 테스트 결과를 정리했다.
코어 수와 클럭 차이가 있는 만큼 라이젠 9 7900은 PBO를 켜고도 라이젠 9 7950X보다 뒤쳐진다. 하지만 PBO를 켜본 딱 코어수 만큼의 성능 차이를 보여준다. 순정 상태에서는 그보다 더 많은 성능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멀티 코어 활용도가 높은 시네벤치 R23 테스트의 멀티 코어 테스트 결과를 보면, 당연하게도 라이젠 9 7000 기본 상태와 PBO 상태의 성능 차이는 딱 높아진 클럭 만큼 차이를 보인다. 싱글 성능은 기본 상태에서도 이미 부스트 클럭인 5.4GHz를 달성한 만큼, PBO를 적용해도 크게 앞서나간 성능을 내주진 못한다.
시네벤치 R23 테스트 역시 라이젠 9 7900의 PBO를 켰을 때, 라이젠 9 7950X 성능의 약 3/4 수준을 기록했다.
일상적인 PC 성능 측정 프로그램인 PCMark 10도 구동해 봤다.
주로 웹 브라우징과 화상 회의, 오피스 프로그램 같이 멀티 코어 활용도가 높지 않은 항목을 테스트 하는 만큼 시네벤치나 산드라와 달리 각 CPU의 성능 차이가 극적으로 차이나지는 않는다. 코어수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큰 DCC 테스트를 보면, 라이젠 9 7900 PBO 결과가 라이젠 9 7950X에 거의 근접한 결과를 내주는 것이 눈에 띈다.
최고 모델 부럽잖은 라이젠 9 7900 게임 성능
게임에서 CPU의 멀티 스레드 영향력을 알아보는 3DMark CPU Profile 테스트 결과다. 8스레드까지는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16 스레드와 Max 스레드는 라이젠 9 7950X와 라이젠 9 7900 (PBO) 간에 큰 성능 차이가 관측된다.
라이젠 9 7950X는 8코어 16스레드 CCD 2개가 결합된데 반해 라이젠 9 7900 (PBO)는 6코어 12스레드 CCD 2개가 결합된 구조가 결과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판단되며, 이런 경향은 Max 스레드 테스트에서도 볼 수 있다.
실제 게임 성능은 어떤지 라데온 RX 7900 XT (SAM ON)와 함께 3DMark 및 게임 3종을 구동했다. 게임은 시네벤치 같은 전문 프로그램과 달리 코어 활용도가 상시 변하는 만큼 코어수 만큼의 극적인 차이를 기대하긴 어렵다.
실제 테스트 결과를 봐도 라이젠 9 7950X와 라이젠 9 7900 (PBO)의 성능 차이에 크게 의미를 두기 어려운 모습이다. 물론 PBO 활성화를 통해 속도를 끌어 올리면 더 나은 게임 성능을 발휘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라이젠 9 7950X와는 여전히 성능 차이가 존재한다.
라이젠 9 7900, 그대로의 효율 또는 OC 기대
이번 기아에서는 극강의 성능을 추구한 라이젠 9 7950X, 효율과 성능의 균형을 추구한 라이젠 9 7900.
전자는 이미 실리콘 레벨에서 성능을 극한까지 뽑아낸 만큼 그대로 쓰면 되지만 전력 세팅이 과도한 면이 있고, AM4 쿨러 호환을 위해 히트스프레더가 두꺼워져 발열과 전력이 과도한 면이 있다.
후자는 메인스트림 사용자 대상 모델로 전력 세팅과 최대 코어를 낮춰 적절한 성능과 쾌적한 온도를 제공한다. 덕분에 'X' 시리즈에서는 의미를 찾기 어려웠던 오버클럭이 가능해졌고, PBO 적용시 라이젠 9 7900X에 준하는 성능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라이젠 9 7950X와 비교해서도 일상적인 작업에서는 거의 동급, 멀티 스레드 활용도가 높은 작업에서의 성능 차이가 딱 코어 수만큼에 그친다. 라이젠 9 7950X의 가격 699달러, 라이젠 9 7900의 가격 429달러를 비교하면, 약 60% 정도의 가격에 기본적으로 약 65% 수준의 성능을, PBO를 적용하면 75% 수준까지 끌어 올릴 수 있다.
라이젠 9 7900은 라이젠 9 7900X와 비교해도 MSRP 기준으로 무려 120달러나 가격이 낮은 만큼, Non-X 시리즈의 대장인 라이젠 9 7900는 라이젠 7000 시리즈의 대장인 라이젠 9 7950X를 가성비로 확실하게 앞선다. 기본 상태에서는 전력 소비도 절반 정도에 그치는 만큼 전성비도 유리하다.
절대성능 자체는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덕분에 'X' 시리즈에서는 사실상 불가능의 영역이라 해도 좋을 오버클럭 자유도가 높고, 기본 상태의 발열과 전력이 낮기 때문에 일체형 3열 수랭 쿨러가 반 강제되는 'X' 시리즈보다 쿨러 선택의 자유도가 높다.
취향에 따라 오버클럭이나 튜닝 등 시스템 커스터마이징과 가성비를 취구하는 PC 이용자에게 딱 어울리는 CPU다.
Zen4 효율 극대화로 만지는 재미 챙겼다, AMD 라이젠 9 7900 - 보드나라 (Bodn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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