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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April 6, 2023

평범하지 않은 전략 게임, 마인크래프트 레전드 - 인벤


모르는 사람이 없는 메가 히트 게임, 마인크래프트가 또 다른 시리즈로 돌아옵니다. 바로 4월 18일 출시를 앞두고 있는 신작 전략 게임, 마인크래프트 레전드죠.

그리고 출시 전, 미리 마인크래프트 레전드를 체험해볼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마인크래프트 개발사 모장 스튜디오가 일본 도쿄에서 핸즈온 프리뷰 행사를 진행했거든요. 현장에서는 약 2시간에 걸쳐 캠페인 모드와 PVP모드를 경험할 수 있었으며, PVP의 경우 3vs3으로 각국의 기자와 크리에이터들이 팀을 나눠 플레이했습니다.



완전히 다른 두 가지 경험, 캠페인과 PVP

비록 주어진 시간에서 플레이와 인터뷰를 동시에 진행해야 했기에 아쉽지만 캠페인과 PVP 모두 만족할 만큼 경험하진 못했습니다. 특시 PVP는 정말 잠깐 초반부를 해본 뒤 바로 인터뷰를 하러 떠나야 했다 보니 살짝 맛만 본 정도랄까요.

하지만 한 시간가량 플레이한 캠페인 모드는 놀라울 정도로 몰입감이 뛰어났습니다. 일단 한국어 더빙이 들어가 있거든요! 여기에 확실히 스토리의 전체적인 흐름이 끊김 없이 그대로 이어지더군요.

한 장면을 보여주고 암전 후 배경을 바꿔 다음 장면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그냥 그 모든 장면이 그대로 연결된다고 보면 됩니다. 미션과 미션, 스테이지와 스테이지가 단절된 게 아니라, 거대한 하나의 맵 안에서 쭉 이야기가 이어지면서 캠페인의 미션들도 순차적으로 진행됩니다.


끊김이 없으니, 높은 몰입감은 자연스레 따라오게 되는 거죠. 다만, 스토리적인 부분보다는 게임의 플레이 과정에서 오는 흥미로움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그만큼 초반부의 플레이가 재미있다는 말이기도 하죠.

뭐랄까, 캠페인의 경우 전략 게임을 하고 있다는 느낌보다는 샌드박스 겸 액션 겸 전략 겸 많은 것들이 섞인 게임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비록 아주 초반부 정도만 경험한 것 같지만, 그래도 확실히 기존에 알고 있던 전략 게임 장르와는 꽤 다른 느낌이라는 겁니다.



재미있는 건, 캠페인 모드와 PVP모드가 완벽하게 다른 초반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캠페인 모드가 게임에 차차 적응하며 스토리와 함께 순차적으로 게임의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하는 것에 맞춰져 있다면, PVP의 경우 기민하고 다채로운 전략의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어 있는 편이었습니다.

PVP의 경우 플레이하는 사람마다, 팀마다 완전히 다른 전략을 그려낼 수 있는 모드입니다. 최대 8명, 4vs4까지 가능한 PVP모드에서는 모든 자원과 건물 등 게임 내 전체 상황을 팀이 공유하거든요. 그렇기에 전 팀원이 한마음이 되어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자세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또한 실시간으로 하나의 맵에서 게임이 진행되기 때문에 팀별로 매우 기민한 플레이가 요구됩니다. 예를 들어 초반에는 각자의 역할을 나눠 누군가는 기본 자원을 모으고, 누군가는 성을 짓고, 또 누군가는 피글린을 공격해 청금석을 모으다가, 어느 정도 게임이 진행되면 어딘가 부족한 부분을 모두 함께 채워넣는 것처럼 말이에요.



이번 핸즈온에서는 PVP 플레이 타임이 길지 않아 단판만 진행되었기에 아주 다양한 플레이를 확인하지는 못했으나, 그 잠깐 사이에도 팀별로 완전히 다른 전략들을 보여줬습니다.

한국 멤버들이 모인 쪽은 모두 함께 빠른 속도로 자원을 모은 뒤 순식간에 성을 짓고, 초반 병력을 모아 상대 성을 파괴해 버리는가 하면, 호주와 동남아 기자들이 함께한 쪽에서는 게임이 장기전으로 흘러가면서 원거리에서 적의 성을 공격하는 대포를 비롯해 후반부 자원과 병력, 건물들이 대거 등장했죠.

확실히 PVP 모드의 경우 '전략'이라는 측면이 아주 강하게 드러나는 편이었습니다. 더군다나 1vs1이 아닌 다수 대 다수의 상황에서는 전략만큼이나 소통과 협력의 필요성도 매우 높았고요.


하지만 이쪽 역시 게임 내 상황이 다이나믹하다는 것이지, 플레이 방식이 어려운 건 아닙니다. 캠페인을 통해 아주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단계만을 경험해 본 이들이 게임을 플레이했음에도 전략을 펼치는 데 크게 어려움이 없었다는 것만 봐도 확실하죠.

아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PVP'가 주는 인식과 다르게 아주 화기애애하게 게임 전체가 진행됐다는 점입니다. 현장에서 만난 이들은 모두 그날 처음 본 사이고, 국적도 다르고, 사용하는 언어까지 달랐지만 다들 아주 즐겁게 게임을 플레이했거든요. 뭐랄까, 일반적으로 매우 집중해서 모니터를 노려보며 빠른 손놀림이 필요한 전략 게임과 다르게 훨씬 라이트한 경험을 할 수 있었어요.



3인칭 전략 게임으로 잡은 재미와 독특함

이는 아마 마인크래프트 레전드의 특징과도 큰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인크래프트 레전드는 마인크래프트 특유의 그래픽과 세계관, 특징을 포함하면서도 '전략'이라는 장르가 적절히 결합된 그런 게임입니다.

전략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승리를 위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리고 그 고민을 매 판 게임 속에서 어떻게 그려낼 것인지도 참 중요하고요. 마인크래프트 레전드는 그 과정에 많은 것을 담기보단, 진입 장벽을 크게 낮추는 대신 플레이어에게 훨씬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했습니다.


깊이감이 얕은 건 아닙니다. 그저 그 강의 깊이가 서서히 끝도 없이 깊어진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일단 처음 손을 대기는 참 쉬운데, 이게 또 그냥 단순히 귀엽고 아기자기하고 쉬운 게 아니라 점점 더 다양한 전략의 방식을 경험할 수 있을 것 같달까요. 아주 간단하게는 누군가는 마을 방어를 위해 성을 지을 것이고, 누군가는 전투 유닛을 모아 직접 돌격해 적을 처치하는 식으로요.

그리고 마인크래프트 자체의 특징적인 측면을 꽤나 살려냈습니다. 특히 자유로운 건설, 건설을 위한 자원 수집이라는 마인크래프트하면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을 말이죠. 물론, 전략 게임이라는 측면에 맞춰 훨씬 편리하게 가져왔습니다.

그래픽 역시 분명 단순하게 보이는 마인크래프트 특유의 블록 그래픽이지만, 원작에 비해 퀄리티 자체가 훨씬 높아졌어요. 물론 개인적으로는 돌과 돌이 아닌 자원을 구분하는 게 좀 힘들었지만, 여튼 훨씬 부드럽고 시인성도 좋아진 편입니다.



플레이의 방식, 즉 조작 자체도 아주 간편하죠. 위에 언급한 특징인 '낮은 진입 장벽'과도 연결이 되겠네요. 자원 수집도, 건설도, 전투도, 이동도 모두 아주 쉽습니다. 그러면서도 독특하죠. 이는 3인칭 캐릭터를 중심으로 했기 때문입니다. 캐릭터를 직접 이동시켜 자원을 모으고, 캐릭터를 직접 이동시켜 건물을 건설하고, 캐릭터를 직접 이동시켜 전투를 진행해야 하거든요.

눈 앞의 맵을 보며, 자원을 보며 어떤 식으로 이를 최대한 효율적이고 빠르게 이용할 것인지가 중심이 되는 게 아닙니다. 일단 뭘 하려면 반드시 캐릭터를 이동해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직접 진행해야 하기에 한 가지 한 가지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어요.

내 캐릭터는 하난데, 이 하나의 캐릭터로 자원도 캐고, 건물도 짓고, 전투 유닛도 뽑고, 피글린도 공격하고, 마을도 지켜야 하는 거죠. 이 부분이 전략 게임임에도 전통적인 전략 게임과 다른 점입니다. 직접 움직이고 공격도 할 수 있는 캐릭터를 통해 액션적인 측면도 느껴볼 수 있거든요. 심지어 이 캐릭터들은 체력 수치가 있기에 다 소모될 시 당연히 죽기도 합니다.

▲ 캐릭터를 움직여 자원도 모아야 하고

▲ 몹들을 이끌어 전투도 진행해야 하죠

▲ 물론 잠깐 캐릭터를 놓치면 사망도 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건설'이 주는 즐거움이 생각보다 크더군요. 건설의 경우, 블록 중심이 아니기에 완벽히 자유롭진 않지만 일단 주어진 것들 내에서는 원하는 대로 원하는 만큼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성벽을 어떤 각도로, 어떤 모양으로 제작할지, 성문을 어느 위치에 둘지, 방어에 집중할 건지, 자원의 종류를 늘려 빠른 공격을 진행할 건지 등 어떤 성을 어떤 전략에 맞춰 만들어 낼 지 모두 '생각'에 달렸죠.

또한 컨트롤러와 키보드 및 마우스 모두 아주 간편한 조작감을 동일하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평소 RTS는 당연히 키보드와 마우스 조작이가 훨씬 편하다고 생각해왔지만, 컨트롤러 조작도 전혀 불편함이 없더군요. 이 역시 캐릭터를 직접 움직여 모든 것을 진행하는 게 중심이 되어서가 아닌가 싶습니다.



마인크래프트 레전드는 이런 모든 부분이 합쳐져서 독특면서도 진입이 어렵지는 않은, 그리고 두 가지의 완전히 다른 경험까지 할 수 있는 전략 게임이 됐습니다. 물론, 아주 짧은 시간만 플레이했기에 많은 부분을 확정적으로 이야기하긴 힘들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분명 플레이하는 내내 전략 게임만의 턱 하고 다가오는 어려움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생각보다 매우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었달까요. 캠페인과 PVP 모두 큰 부담 없이 경험할 수도 있었고요. 다만, 이번 핸즈온으로는 뭔가 깊이있는 전략을 경험하기엔 역부족이라 이에 대한 아쉬움은 있습니다.


마인크래프트 레전드는 마인크래프트의 특징은 살려냈지만, 그 모든 부분을 마인크래프트 레전드만의 것으로 잘 버무려냈습니다. 덕분에 마인크래프트의 팬은 좀 더 반갑게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게 됐고, 반대로 처음 경험하는 플레이어라도 무리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죠.

모장 스튜디오가 선보이는 마인크래프트 레전드는 4월 18일 PC, Xbox Series X|S, Xbox One, PlayStation, 스팀,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됩니다. 또한 Xbox 게임 패스를 통해 출시 당일부터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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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April 5, 2023

[이 시각 세계] 여성·흑인 최초로 달 궤도 비행 선발 (2023.04.05/뉴스투데이/MBC) - MBC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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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스시스템, R7 6800H·RTX 3070 Ti 'HP OMEN' 게이밍노트북 100만 원 중반 선보여 - 맨즈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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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스시스템, R7 6800H·RTX 3070 Ti 'HP OMEN' 게이밍노트북 100만 원 중반 선보여  맨즈랩
아인스시스템, R7 6800H·RTX 3070 Ti 'HP OMEN' 게이밍노트북 100만 원 중반 선보여 - 맨즈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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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April 4, 2023

Monday, April 3, 2023

[글로벌 나우] NASA, 달 탐사 우주인 발표 - VOA 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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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April 2, 2023

비즈한국 - 비즈한국

[비즈한국] 얼마 전 유튜브 채널 BODA에 출연해 다양한 우주 이야기를 들려주고 왔다. 스타링크 위성으로 인해 천문학자들이 고통받는다는 이야기도 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에서 수만 대의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쏘아올리고 있다. 지구 전역에서 위성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인공위성이 지나치게 늘어나면서 우주 관측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 영상을 본 사람들이 이런 댓글을 남겨주었다. “지상 관측 그까짓 거 포기하고 더 좋은 우주망원경으로 관측하면 되는 거 아님?” “어차피 허블이랑 제임스 웹이 우주에 있는데 지상 관측이 뭔 상관?” 등등.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아주 슬픈 사실이 있다. 스타링크는 지상 관측에만 피해를 주는 게 아니다. 이미 허블을 비롯한 우주망원경 관측에도 스타링크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최근 ‘네이처’에는 허블 망원경 관측 이미지로 확인된 스타링크로 인한 피해를 통계적으로 검증한 논문이 발표되었다. 스타링크가 천문학 연구에 끼치는 악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에서 수만 대의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쏘아올리는 것이 허블 우주망원경의 관측이 심각하게 피해를 주고 있다. 사진=연합/dpa

많은 사람들이 우주망원경은 스타링크로 인해 피해를 입지 않을 거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최근까지 인공위성으로 인한 피해는 주로 지상망원경 관측에 관해 거론되었다. 우주망원경은 땅이 아닌 높은 고도에서 궤도를 돌기 때문에 인공위성으로 인한 피해를 적게 받을 거라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번 땅 위에 지으면 수십 년 동안 쭉 쓸 수 있는 지상망원경들과 달리 우주망원경은 수명이 훨씬 짧기 때문에 파악된 피해 규모도 그리 크지 않았다. 

하지만 허블 망원경은 벌써 30년 넘게 궤도를 돌고 있다. 우주인들이 직접 올라가 계속 부품을 수리하고 업데이트한 덕분에 당초의 기대 수명을 훨씬 뛰어넘어 아주 긴 세월 아름다운 우주를 담고 있다. 하지만 활동 기간이 길어진 만큼 이제 허블 데이터에서도 인공위성으로 인한 피해가 확연하게 파악되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들어 스페이스X에서 공격적으로 쏘아올리는 스타링크, 그리고 에어버스에서 올리는 원웹 위성들이 허블 관측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칠레 CTIO 망원경으로 관측한 사진에 담긴 스타링크 위성들의 궤적. 망원경이 빛을 담은 333초 동안 19대의 위성이 시야를 가리고 지나갔다. 사진=CTIO/NOIRLab/NSF/AURA/DECam DELVE Survey

이번 논문을 쓴 천문학자들이 처음부터 인공위성으로 인한 피해를 연구하려고 했던 건 아니다. 원래는 그동안 허블이 찍은 수많은 이미지를 분석해 아직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소행성, 혜성 등 태양계 소천체를 찾으려고 연구를 시작했다. 먼 배경 별에 비해 훨씬 빠르게 태양계 공간을 가로질러 움직이는 소천체들은 허블 이미지에 긴 곡선 궤적을 남긴다. 천문학자들은 수많은 허블 이미지를 분석하기 위해 일반 시민들의 힘을 빌리는 시민 과학 프로젝트를 열었었다. 일반 시민들이 직접 임의로 나오는 허블 이미지를 하나하나 보면서 소행성, 혜성의 궤적이 찍힌 것으로 의심되는 사진을 투표하도록 했다. 

허블 우주망원경으로 담은 게 성운 사진 속에 무언가가 흐릿하게 곡선을 그리며 지나갔다. 소행성이 빠르게 시야 앞을 가리고 지나가면서 생긴 흔적이다. 사진=ESA/Hubble, M. Thévenot(@AstroMelina)

그런데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시민들이 이상한 흔적을 보고하기 시작했다. 아주 밝고 가느다란 긴 직선 궤적이 가끔씩 사진에 담겨 있었던 것. 이것은 소행성, 혜성이 남긴 흔적이 아니었다. 바로 스타링크, 원웹을 비롯한 지구 주변을 도는 인공위성들이 남긴 흔적이었다. 

허블 같은 우주망원경 관측에서 전혀 생각지도 않은 인공위성들로 인한 피해가 확인되기 시작하면서 천문학자들은 더 본격적으로 피해 규모를 파악했다. 시민들의 투표를 통해 인공위성이 확실히 찍힌 것으로 보이는 사진들을 모아 인공지능을 학습시켰다. 그리고 2002년부터 2021년까지 허블이 찍은 모든 이미지를 자동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허블 이미지의 약 2.7%에 인공위성이 찍혀 있었다. 해가 갈수록 그 비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확인되었다. 2021년에는 5% 가까운 사진에 인공위성이 찍혀 있었다. 

지상망원경도 아니고 하늘 높이 우주에서 궤도를 도는 허블 우주망원경에까지 어떻게 인공위성들이 피해를 줄 수 있을까? 허블이 꽤 낮은 고도에서 궤도를 돌고 있기 때문이다. 허블의 고도는 약 530km다. 그런데 스페이스X에서 발사하는 스타링크 대부분은 고도 약 550km에서 궤도를 돈다. 허블보다 약간 높다. 결국 허블 망원경의 시야에도 그 위를 지나가는 스타링크는 방해가 될 수밖에 없다.

오히려 허블 망원경이 지상망원경보다 더 불리한 점도 있다. 땅 위에 있는 지상망원경은 스타링크가 하늘 멀리 작은 점으로 보인다. 그런데 비슷하지만 약간 낮은 궤도를 도는 허블 망원경 바로 위로 스타링크가 지나가면 훨씬 더 밝고 크게 보인다. 지상망원경 관측에선 스타링크가 지나간 흔적이 밝고 가느다란 선으로 보일 뿐이지만, 허블의 이미지에선 아주 두껍게 시야 전체를 가리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사진의 일부는커녕 그 사진을 통째로 버려야 한다. 

허블 우주망원경의 사진에서 확인된 스타링크를 비롯한 여러 위성의 궤적. 오른쪽 위를 보면 허블 망원경 바로 위를 지나간 위성의 궤적이 아주 두껍고 밝게 찍힌 것을 볼 수 있다.

게다가 앞으로 허블 망원경은 더 많은 피해를 받게 될 것이다. 허블은 현재도 지속적으로 대기권의 마찰로 인해 속도가 서서히 느려지며 고도가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 스페이스X를 비롯한 많은 기업은 앞으로도 계속 더 많은 인공위성을 쏘아올릴 것이다. 허블의 고도는 점점 낮아지고 허블보다 위를 도는 위성들은 더 늘어나는 최악의 상황이 이어질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 파악하기로 허블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인공위성은 약 5000~6000개다. 그 중 1562개가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320개가 에어버스의 원웹 위성이다. 현재 계획에 따르면 2030년이면 허블과 비슷한 지구 저궤도에 약 6만에서 10만 개의 위성들이 올라가게 된다. 그렇게 되면 허블 사진 중에서 인공위성이 찍혀서 버려야 할 사진의 비율은 20~50%에 이르게 된다. 결국 지상망원경뿐 아니라 (비교적 저렴한) 지구 저궤도를 도는 우주망원경도 관측이 사실상 어려워지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스페이스X를 비롯한 기업들이 천문학자들의 염려에 진지하게 공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업들은 천문 관측과 천문학 연구에 방해가 된다는 것을 소수 의견 정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여전히 만족할 만한 대안은 없다.

스페이스X가 정말 계획대로 수십만 대의 인공위성을 모두 지구 저궤도에 올린다면 지상 관측 뿐 아니라 저궤도를 도는 우주망원경 관측까지 큰 위험에 빠지게 된다. 사진=Satellite Map

물론 신경을 쓰는 듯한 제스처를 보이긴 한다. 예를 들면 스페이스X에서 제안한 다크샛이 있다. 인공위성 표면을 햇빛을 덜 반사하는 물질로 코팅해서 올린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이미 많은 다크샛이 궤도에 올라갔고, 정말 문제가 해결되는지를 검증한 연구도 많이 진행되었다. 그래서 결과는 어땠을까? 

다크샛은 일반적인 스타링크에 비해 태양 빛을 50% 정도 반사한다. 그래서 사람의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천문학자들은 거대한 망원경으로 사람 눈으로 볼 수 있는 한계 등급보다 수만 배는 더 어두운 먼 은하, 별을 찍는다. 그런 민감한 망원경에게는 다크샛도 너무나 밝다. 실제로 다양한 지상망원경으로 관측한 사진을 보면 다크샛도 기존의 스타링크와 별 차이 없게 똑같이 나온다.

다크샛 위성이 지나간 흔적을 망원경으로 관측한 사진. 기존 스타링크에 비해선 덜 밝지만 망원경들에겐 여전히 방해물이다.
 

설령 완벽한 코팅 소재를 찾아서 태양 빛을 하나도 반사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가시광 영역에선 아무런 빛을 반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빛을 덜 반사하는 깜깜한 코팅 소재는 그만큼 더 많은 태양 빛을 흡수하기 때문에 인공위성은 뜨겁게 달궈진다. 겉으로 봤을 때는 아무런 빛도 반사하지 않는 깜깜한 위성처럼 보이겠지만, 달궈진 인공위성은 적외선 영역에서 아주 밝게 빛난다. 제임스 웹이나 스피처 우주망원경처럼 적외선 영역으로 우주를 보는 망원경에게 뜨겁게 달궈진 다크샛은 여전히 눈부신 방해물일 뿐이다. 

흔히 스타링크로 인한 천문 관측의 피해를 이야기하면 우주망원경을 많이 쏘아올리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아주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허블 망원경처럼 지구 주변 궤도를 도는 우주망원경도 결국 인공위성이다. 우주망원경을 더 많이 쏘아올린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지구 저궤도를 도는 우주망원경들이 지나치게 많아진다면 결국 지상 관측은 더 어려워진다. 그리고 우주 망원경들끼리 서로를 방해하는 더 난감한 혼란이 빚어질 것이다. 

결국 천문학자들이 도망갈 수 있는 곳은 지구 저궤도를 아예 벗어난 머나먼 우주 공간이다. 예를 들면 현재 제임스 웹, 가이아와 같은 우주망원경이 머물고 있는 달 궤도 너머 라그랑주 2 포인트 궤도가 있다. 또는 외계행성 사냥꾼 케플러 우주망원경처럼 지구와 함께 태양을 중심으로 지구 공전 궤도를 따라 돌게 하거나, 그 뒤를 이어 올라간 TESS 우주 망원경처럼 지구와 달 궤도 사이에 크게 찌그러진 궤도를 돌게 해야 한다. 아마 계속해서 지구 저궤도가 인공위성으로 바글바글해진다면 라그랑주 2 포인트 궤도는 우주 망원경들의 가장 인기 많은 도피처가 되지 않을까? 

어쩌면 좀 더 먼 미래, 아예 지구를 벗어나 달 뒷면에 대규모 천문 관측소를 조성하는 미래도 상상해볼 수 있다. 실제로 일부 천문학자들은 온갖 전파 잡음과 인공위성으로 인해 여러 파장에서 관측하기 어려워지는 지구를 벗어나 달 뒷면에 거대한 전파 망원경, 광학 망원경을 건설하자고 제안한다.

아폴로 16호 미션 때 우주인들이 달에 가져간 자외선 카메라. 밝은 태양 빛을 착륙선이 가려 그림자가 진 곳에 카메라를 설치했다. 사진=NASA

사실 이미 인류는 지구가 아닌 달에서 먼 우주를 관측하는 시도에 성공했다. 1972년 아폴로 16호 미션에서 우주인 존 영과 찰리 듀크는 달 표면에 자외선 망원경 카메라를 가지고 가 최초로 달에서 우주를 관측했다. 우주인들은 달 표면에서 지구도 관측했다. 눈으로 봤을 땐 보이지 않는 지구 표면 너머 멀리까지 퍼진 대기권의 모습도 확인했다. 대마젤란 은하의 모습까지 달 표면에서 직접 촬영했다. 자외선 카메라로 찍은 덕분에 대마젤란 은하 속에서 활발하게 탄생하는 어린 별의 흔적까지 흐릿하게나마 담을 수 있었다. 

아폴로 16호의 자외선 카메라로 찍은 지구 모습. 지구 멀리까지 퍼진 대기권의 흔적을 볼 수 있다. 사진=NASA
아폴로 16호의 자외선 카메라로 찍은 대마젤란 은하. 흐릿하긴 하지만 은하 속에서 활발하게 별이 탄생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NASA

가장 최근으로는 2014년 12월 달 표면에 착륙한 중국의 착륙선 창어 3호가 최초의 무인 달 천문대가 되었다. 창어 3호는 탑재된 자외선 카메라를 활용해 우리 은하 바깥 아주 머나먼 우주의 천체를 담았다. 큰곰자리 방향으로 약 2100만 광년 거리에 있는 아름다운 바람개비 은하 M101이다. 착륙선에 들어간 작은 카메라로 찍었기 때문에 지구의 거대한 망원경으로 찍은 사진에 비해선 많이 흐릿하지만 아름답게 휘감긴 은하의 나선팔과 그 속에서 탄생하고 있는 어린 별들까지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노력들은 아직은 어설프지만 먼 미래 달 천문대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중국의 달 착륙선 창어 3호가 자외선 카메라로 찍은 나선은하 M101. 사진=Chinese Academy of Sciences

“밤은 세상을 감추지만 우주를 드러낸다.” 페르시아의 오래된 속담이다. 하지만 슬프게도 더 이상 밤은 우주를 보여주지 못한다. 그동안 인류는 밤하늘의 별을 따다 땅의 도시를 비췄다. 도시가 밝아질수록 별은 사라진다. 게다가 수천 수만 대의 가짜 별들이 하늘을 덮기 시작했다. 사방에서 새어나오는 전파 잡음까지 더해졌다. 그 어떤 파장의 빛으로 우주를 보더라도 아름다운 우주를 온전하게 느끼는 것은 이제 어려워졌다. 

이번 논문에서 확인했듯이 우주망원경을 많이 올리는 것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이미 우주망원경조차 스타링크를 비롯한 인공위성들로 인한 피해를 보고 있다. 수천 년 동안 밤하늘을 관측한 덕분에 천문학, 과학이 발전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 그 과학의 산물이 우주에 올라 이제 인류가 오랫동안 이어온 천문 관측을 방해하고 있다. 우주 개발과 천문 관측이라는 포기할 수 없는 두 마리 토끼를 인류는 모두 잡을 수 있을까? 영화 인터스텔라의 명대사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에 담긴 막연한 기대가 현실 세계에서도 실현되길 바랄 뿐이다. 

참고https://www.nature.com/articles/s41550-023-01903-3

필자 지웅배는? 고양이와 우주를 사랑한다. 어린 시절 ‘은하철도 999’를 보고 우주의 아름다움을 알리겠다는 꿈을 갖게 되었다. 현재 연세대학교 은하진화연구센터 및 근우주론연구실에서 은하들의 상호작용을 통한 진화를 연구하며, 강연과 집필 등 다양한 과학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하고 있다. ‘썸 타는 천문대’, ‘하루 종일 우주 생각’, ‘별, 빛의 과학’ 등의 책을 썼다.​​​​​​​​​​​​​​​​​​​​​​​​​​​​​​​​​​​​​​​​​​​​​​​​​​​​​​​​​​​​​​​​​​​​​​​​​​​​​​​​​​​​​​​​​​​​​​​​​​​​​​​​​​​​​​​​​​​​​​​​​​​​​​​​​​​​​​​​​​​​​​​​​​​​​​​​​​​​​

지웅배 과학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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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April 1, 2023

캠핑카 부럽지 않다…獨 아웃도어용 e카고 자전거 - 테크레시피

독일 스페이스캠퍼(SpaceCamper)는 라이즈앤뮬러가 선보인 로드75(Load75)라는 e카고 바이크를 바탕으로 만든 다목적 자전거다. 카고 자전거는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는 자전거로 운송 분야에서 라스트마일이나 아이를 싣고 이동 판매 등 여러 요구 사항에 대응할 수 있는 모델이다.

물론 아웃도어용으로 활용해도 만능이다. 짐받이 뚜껑을 등받이로 하거나 침대로 삼고 핸들을 접어서 테이블을 설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차체에 터프를 고정해 비바람을 막는 등 캠핑카 같은 기능을 갖추고 있다.

자전거 사양은 보쉬 모터, 1,000W 듀얼 배터리, 14단 벨트 드라이브, 앞뒤에 서스펜션을 갖춘 MTB용 타이어를 곁들였다. 모터는 로드75에 채택한 것(Cargo Line Cruise(Gen4))으로 최고 속도는 25km/h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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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통닭, '칼칼한 청양 치킨' 출시 기념 배달의민족 할인 프로모션 진행 - ACROFAN South Korea

㈜노랑푸드의 치킨 프랜차이즈 노랑통닭이 신메뉴 ‘칼칼한 청양 치킨’ 출시를 기념해 오는 21일까지 배달의민족 주문 고객을 대상으로 2천원 할인 쿠폰을 지급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이번 프로모션은 지난달 새롭게 출시된 칼칼한 청양치킨 구매 고객들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