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소형 헬리콥터 인지뉴이티가 화성 하늘을 나는 소리를 화성 탐사차 퍼시비런스가 녹음해 지구로 보내왔다.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은 이 비행음은 지난달 30일 인지뉴이티가 4차 비행을 할 때, 이착륙 지점에서 80미터 떨어져 있는 퍼시비런스의 마이크 두 대 중 한 대로 녹음한 것이라고 밝혔다. 나사는 지구 밖 탐사선이 다른 탐사체의 소리를 녹음한 것은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나사에 따르면 인지뉴이티의 날개 회전 속도는 지구의 헬리콥터보다 5배 빠르지만, 화성의 공기 밀도가 매우 낮기 때문에 비행음을 포착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화성의 대기 밀도는 지구의 100분의1 수준이다.
퍼시비런스 마이크 담당 과학자 다비드 미문은 "지구에서 시뮬레이션할 때는 비행음을 거의 포착하지 못했었는데 이렇게 먼 거리에서 운좋게도 비행음을 녹음할 수 있었다"며 "이 비행음은 화성 대기를 이해하는 데 금광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나사 과학자들은 녹음된 소리 가운데 주파수 80헤르츠 이하와 90헤르츠 이상은 제거하고, 귀에 잘 들리는 84헤르츠 소리만 분리한 뒤 음량을 키웠다. 헬리콥터가 퍼시비런스에 가까와질 때는 비행음이 커진다. 나사는 3차 비행까지는 퍼시비런스 시스템 작동에 방해가 될 것을 우려해 비행음 녹음을 시도하지 않았다. 인지뉴이티는 지난달 30일 낮 12시33분(화성시각 기준) 고도 5미터 높이에서 117초 동안 266미터를 왕복비행했다. 인지뉴이티는 5차 비행에서는 왕복비행을 하지 않고 더 먼 곳으로 날아가 다른 장소에 착륙한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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