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04일] - 지난달 29일 인텔의 데스크톱용 12세대 앨더레이크 코어 프로세서가 공개됐다. 이번 12세대는 어쩌면 인텔 역사상 가장 중요한 신제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장이 갈망했고 사용자가 고대했던 바로 그 제품이 시장에 등장했다.
11세대 로켓레이크에 이르기까지 아키텍처를 개선해가며 성능을 높여왔지만 어떻게 보면 ‘버텼다’는 표현에 힘이 실렸던 상황. ‘사골’이라는 비아냥까지 들으며 수년간 14nm 공정을 답습하다 모바일과 데스크톱 공정은 엇박자 행보였고, 급기야 발 빠르게 7nm 공정으로 반격에 나선 경쟁사에 기술적으로 밀렸다는 굴욕까지 당했던 것이 과거지사다.
물론 적어도 게이밍에서는 인텔이 낫다는 평도 있었지만 그 조차도 업치락 뒤치락하는 벤치마크가 등장하면서 호의적인 평가마저 무색해졌다. 주가가 모든 것을 설명해주지는 않지만 인텔의 종가는 현재 경쟁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인텔12세대 기술 관련 참고 기사》
▲12세대 인텔 코어, 게이밍 프로세서 신기록 경신할 까?
▲인텔 세대교체, 12세대 엘더레이크 … 왕의 귀환 D-10
▲출시 예정 ‘12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시장 변화 이끌까?
때마침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펫 겔싱어 신임 인텔 CEO가 파운드리 전략 강화를 전면에 내세우며 부임한 후, 사실상 이번 12세대가 그의 평가 무대가 된 상황. 무려 5세대부터 시작해 7년간 우려먹던 14 나노 공정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데스크톱에 10nm 기반 미세공정을 구현한 기점이기에 그간 인텔을 괴롭혀온 발열과 전력 비효율 문제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하지만 모든 브랜드 역사상 최고의 징글(Jingle)이라 불리는 인텔의 ‘딩동댕동’ 사운드는 음만 들어도 모든 사람이 인텔임을 인지할 수 있을 정도로 인텔은 곧 CPU의 다른 이름으로 통한다. CPU가 인텔이고 인텔이 CPU라는 건 모두가 기억하는 사실. 적어도 공공기관의 99%가 인텔을 사용하는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인텔이라는 이름값이 갖는 무게감이 달라지길 원하는 목소리는 적다.
# 12세대 프로세서, 실력으로 입증해야 하는 인텔의 승부수
그만큼 인텔이 오랫동안 쌓아온 헤리티지의 힘은 실로 대단해서 지금껏 버틸 수 있었지만 작년 가장 큰 고객인 애플을 잃었고, 그 와중에 경쟁사가 파죽지세로 성장하며 이제는 진짜 실력을 증명하지 않으면 안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통상 15~20종 전후의 라인업을 내놓던 인텔은 이번 12세대에는 우선 6종을 먼저 선보인다. 오버클럭이 가능한 일종의 고성능 버전인 K, KF 라인을 먼저 선보인 후 일반 모델은 추후 출시할 예정이다. 성능에 민감한 사용자부터 포섭하겠다는 계산인데, 그만큼 12세대에 자신 있다는 나름의 신호로 풀이된다.
체질이 완전히 달라졌다. 인텔 스스로 10년 만에 가장 큰 아키텍처 변화라고 말할 정도로 12세대는 기존 인텔 프로세서와는 결을 달리한다. 핵심은 하이브리드 기술인데, 각각 ‘퍼포먼스 코어’와 ‘에피션트 코어’라는 이름으로 명명된 두 개의 아키텍처를 단일 프로세서 형태로 구현했다.
예컨대 게임과 같이 성능에 최적화되어야 할 때는 퍼포먼스 코어가, 많은 수의 스레드 확장이 필요해 끊기지 않는 것이 중요한 업무 환경과 같은 상황에는 에피션트 코어가 작동해 전체적인 PC 성능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그렇기에 관건은 작업 군별로 성격을 구분하고 이들 처리에 적합한 코어에 배분하는 알고리즘이다.
인텔은 이들 두 개의 코어가 Ai 기반 인텔 스레드 디렉터를 통해 작업을 배분받도록 했다. 이 방식은 운영체제(OS)에 적합한 스레드를 시간에 맞춰 적절한 코어에 배치하는 방식이다. 인텔이 12세대가 새로운 윈도우 11에 최적화되어 있음을 강조하는 배경이다.
# 고성능 게이머가 주력 타깃, 코어 I7-12700KF
12세대 라인업 중 고성능 게임을 주로 즐기는 사용자가 가장 주목할 제품은 아무래도 i7-12700KF 만한 것도 드물다. 8개 에피션트 코어에 4개의 퍼포먼스 코어 구조를 한 제품은 2.7 GHz에서 시작해서 최대 5.0 GHz라는 괴물 같은 클럭 주파수로 연산을 해낸다.
구분 | 모델 | 코어/스레드 | 속도(GHz) | 캐시 (MB) | TDP(W) | 메모리(MHz) | 가격(21년 11월 기준) |
i7 | 12700KF | 8P+4E/20T | 2.7~5.0 | 25(S)+12(L2) | 125~190 | 4,800(D5) / 3,200(D4) | $394 |
당연히 동작 속도가 빨라질수록 전력 소모량 또한 변화하는데 125W에서 시작해 최대 190W까지 상승하기에 이전 11세대를 연상한다면 다소 높을 수 있겠구나 라고 직감할 수 있다. 동시에 발열에 대한 우려를 걱정할 수 있으나 실제 사용해본 결과 이전 세대에서 지적하던 모든 문제에서 벗어났음이 목격됐다. 이는 공정 미세화로 인해 발생한 효과로 풀이된다. 성능은 끌어올렸으나 발열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는 것이 테스트 결과다.
우선 인텔 CPU의 네이밍 방식이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라면 2가지만 알면 된다.
첫째, i 후에 오는 숫자가 3, 5, 7, 9 중 어떤 것인지를 확인하자. 당연히 숫자가 커질수록 고성능이며, 게임이나 영상 작업이 PC의 주 용도라면 7이나 9 정도에서 예산과 필요에 맞게 고르면 된다. 프로세서의 성능이 좋아지면서 웬만한 캐주얼 게임이나 그래픽 작업 정도는 5로도 충분히 작업하는 데 지장이 없다.
둘째, 마지막에 붙는 영문 알파벳이 K인지 KF인지, 아니면 아무것도 없는지 보면 된다. 이 기준은 오버클럭 가능 여부와 그래픽카드 내장 여부로 결정된다. 순수하게 성능만 따지면 K 모델이 가장 높다. 오버클럭도 가능하고, UHD 화질의 그래픽카드도 내장되어 있다. KF는 오버클럭은 가능하지만 그래픽카드는 없다. 영문이 붙어있지 않은 일반 모델은 오버클럭은 불가능(정확히는 권장하지 않는다)하고, 대신 그래픽카드는 내장되어 있다.
# 게이밍을 위한 가장 최적의 선택, i7-12700KF
가장 흔히 하는 질문 중 하나가 KF 모델이 왜 필요한가이다. 이 질문에는 요즘 가상통화 채굴 문제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외장 그래픽카드와 맥락이 닿아있다. 고성능 그래픽카드가 지금은 채굴장의 노예로 전락했지만 본래는 고성능 게임, 영상 작업 시 최고의 품질로 즐기기 위한 목적으로 구매한다. 가상통화 이슈 전에도 지포스나 라데온의 그래픽카드는 인기가 많았다.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구매하는 사용자에게 인텔이 제공하는 내장 그래픽카드는 사실 필요가 없다. 4K까지 지원한다고 하지만 감히 외장 그래픽카드에 견줄 정도로 출중한 매력을 지닌 것도 아니다. 그들 사용자는 공통적으로 프로세서만 좋으면 충분하다고 평한다.
《테스트 환경》
시피유 : 인텔 코어 i7-12700KF
보드 : ASUS PRIME Z690-A STCOM
RAM : DDR5 4,800MHz 16GB(2EA)
HDD : 마이크론 P5+ NVMe 1TB 대원CTS
VGA : 엔비디아 RTX 3070FE
기타 : 마이크로닉스 ASTRO 플래티넘 파워 + 비콰이어트 DARK ROCK Pro 4 서린씨앤아이 쿨러
OS : 윈도우11
즉 i7-12700KF는 정확히 그런 사용자를 겨냥한 제품이다.
오버클럭이 가능할 정도로 여유로운 성능은 갖췄으면서 불필요한 그래픽카드는 제거해 몸집을 가볍게 했기 때문이다. i7이면 이미 충분히 부담스러운 가격으로 형성될 텐데, KF는 그나마 비용 부담을 줄여주는 효과도 따른다. 다만 12세대는 인텔의 새 공정으로 나온 첫 제품인 만큼 과도기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DDR5 메모리를 지원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공급이 원활치 않다. 인텔은 이를 감안해 DDR4 메모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열어줬다. 메인보드가 DDR4와 DDR5로 나뉘는 건 다 이유가 있다. 11세대 사용자라면 기존 메모리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했고, 그렇지 않다면 새 술은 새 부대에 라는 문구에 주목해 기초부터 새롭게 쌓아 올릴 수 있다.
12700KF는 인텔의 새 CPU 성능을 오롯이 체감하고 싶으면서도 오버클럭까지 고려해 최고의 성능까지 끌어올려 보고 싶은 호기심을 가진 사용자에게 맞춤형 제품이다. 내장 그래픽이 없는 이유를 정확히 간파한 사용자에게 필요한 만큼 완전한 초보자보다는 그래도 어느 정도 PC를 다뤄보고 스펙과 성능에 대한 이해가 있는 사용자라면 탐낼 제품이다.
12개의 코어, 20개의 스레드를 갖춰 전작 11700KF의 8 코어, 16 스레드 대비 약 1.5배 몸집을 키웠다. ‘코어 수가 깡패’라는 진리를 뒤로 하고 효율성을 강조해 다소 머쓱한 모습이었던 11세대에 비해 확실한 차별화를 뒀다. 일반 사용자에게는 다소 고급스럽고, 전문가 사용자에게는 살짝 부족했던 느낌 충만한 i7 라인업이 2%를 사수하고자 이번에는 굳이 부담스러운 i9까지 넘어가지 않아도 될 상황. 테스트에서도 충분한 값어치가 증명된 상황이기에 펫 겔싱어 CEO의 전략에 인텔 주가 상승이 점쳐진다.
요약하자면 인텔 12세대의 가장 대중화된 ‘고급 성능’을 체험하면서 개인적인 외장 그래픽카드를 보유한, 또는 구매할 사용자라면 코어 i7-12700KF는 가장 만족스럽고 충분한 선택지로 손색없다.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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